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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진기자 박태홍 "나는 사진기자입니다" 사진집 출간2021-06-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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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기자입니다" 박태홍 사진집 
눈빛, 양장, 156쪽, 값25,000원 


1970년 3월 1일부터 한국일보 견습 25기 기자로 입사한 후 사진기자로 격동과 혼돈의 대한민국 역사의 현장에 서 있었던 사진기자 박태홍이 자신의 취재 흔적을 모아 한 권의 사진집으로 출간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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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에 파견된 박태홍(한국일보 사진부) 기자는 자신의 신분과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품속에 넣고 취재 현장을 다녀야 했다. (130쪽 참조) 당시 언론 통제로 기자는 시민군과 계엄군으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취재장비를 빼앗기기도 했고 심지어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까지도 몰렸다. 그 와중에서도 박태홍 기자는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1970년 한국일보 사진부에 입사해 2020년 말 뉴시스에서 퇴사했으니 그는 정확히 반세기를 사진기자로 살아왔다. 한평생 취재 현장의 긴장감을 줄곧 유지해 온 보도사진계의 소중한 베테랑이다. 이 책은 그의 50년 사진기자 활동을 결산하는 사진집으로 그의 사진 가운데 대표작 110여 점을 엄선해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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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홍 기자의 사진은 언론에서 사건을 보도하거나 기사를 보충하려는 목적으로 촬영한 포토저널리즘(photojournalism) 사진이다. 뉴스 가치를 지닌 사진도 있고, 뉴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지면 장식을 위해 찍은 사진도 있다. 이 사진집에서 예를 들면 청계천 철거민들이 차량을 불태우는 장면, 시민회관 화재, 그리고 소련 공군의 KAL기 피격 지점을 찾아 울부짖는 유가족 등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이 뉴스 밸류가 높다. 그렇다고 지면에 사건·사고 사진만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철에는 수험장, 그리고 졸업 시즌에는 졸업식장 장면, 인터뷰 사진 그리고 철따라 계절감을 나타내주는 사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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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 사진집의 중심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인 것 같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 속에서도 박태홍 기자는 항쟁기의 이면을 사진에 담아냈다. 그가 찍은 광주민주항쟁 사진 어디에도 ‘폭도’라는 느낌을 주는 사진은 한 장도 없다. 북한군 개입설도 있지만 공교롭게도 항쟁 기간은 ‘간첩자수 및 신고강조기간’(1980. 4. 1-5. 31)과 겹쳤었다고 사진은 말하고 있다(87쪽 사진). 박태홍 기자의 사진가로서의 면모와 집념은 (74쪽)에 잘 드러나 있다. 조수아 양은 1972년 시민회관 화재사건 때 유리 창틀에 끼여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6살짜리 소녀다. 현장에 있던 박태홍 기자가 특종한 사진이지만 이 사진도 역시 언론검열 당국에 의해 “불안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본지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태홍 기자는 조수아 양의 입퇴원,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및 결혼 때까지 20여 년간의 성장의례를 사진으로 추적하는 휴머니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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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취재원과의 관계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독자들에게 ‘그 후’를 보여주려 한 것 같다. 기타 섬마을 풍경이나 농촌사람들의 모습도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서적인 사진들로서 피처(feature)적 성격이 강하다. 토속적인 정감은 박태홍 기자 사진의 특징 중 하나다. 현란한 기교를 부려 시각적 충격을 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대상에 충실한 사진이다. 지금에 와서 보면 북한의 1960년대 협동농장과 자동 오버랩되는 1970년대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동원된 농민과 학생들, 그리고 산업화와 근대화에서 누락되었던 농촌과 낙도가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풍경과 풍습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반추하게 한다. 그러나 사진은 한낱 아련한 추억만 전해 주는 매체가 아니다. 그것은 시대상과 일상의 미시적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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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대체로 포토저널리즘 사진을 사료쯤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이지만 사진은 독자적 해석 체계를 지니고 있는 기록매체인 것이다. 박태홍 기자가 정지시킨 순간들은 우리가 잊어버리거나 외면해온 역사의 순간과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게 한다. 


2021년 5월 눈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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